백두대간 버리미기재-장성봉-악휘봉-희양산-사다리재

2016. 2. 25. 10:29백두대간

산행일자 : 2014년 9월23~24일(수목)

산행코스 : 버리미기재-장성봉-악휘봉-은티재-구왕봉-지름티재-희양산-배너미평전-시루봉-이만봉-사다리재-안말

산행시간 : 약 11시간

 

태풍 풍웡이 소멸되었다고하나 산행들머리인 버리미기재에 도착하도록 비가 계속 내린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시계를 보니 오전 3시5분이다.

칡흑같은 어둠속에 희미한 랜턴에 의지한채 장성봉을 오른다.

등로가 비에 젖어 물기를 잔뜩 머금어서인지 급경사 오름길이 여간 미끄럽지가 않다.

장성봉 정상까지 약1시간30분정도 힘들게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비가 내리는 어두운 밤이라 그런지 발밑이 더욱 어둡게 느껴지고 산행속도는 느리기만하다. 

오전 6시가 지나서야 시야가 희미하게 밝아온다.

날이 밝아오니 조금 안도가 된다.

비는 계속 멈출줄을 모르고 배는 고파오는데 비를 피할 곳이 마땅치않다.

배가 고프니 산행속도가 더욱 느려지고 힘들다.

오전7시30분쯤 바위에 주저앉아 비를 맞으며 식빵으로 허기를 때우고는 악휘봉으로 향한다.

악휘봉을 지나고 은티재를 지나 구왕봉을 내려서면서 암릉 밧줄구간이 가파르게 이어진다.

밧줄도 젖어있고 신발도 젖어있어 바위를 밟고 내려가는 길이 여간 미끄럽지않다.

특히 지름티재에서 희양산과 시루봉 삼거리까지 가는 길은 시작부터 끝까지 밧줄구간이다.

급경사의 밧줄구간을 무박산행으로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오르자니 그야말로 고행이다.

밧줄이 비에 젖어 미끄러워 더욱 오르기가 힘겹다.

밧줄보다 나무가지나 바위를 잡고 기를 쓰고 겨우 올라간다.

팔 다리는 힘이 빠져 후둘거리고, 잠이 부족해서인지 눈꺼풀마져 감기려 한다.

희양산-시루봉-이만봉-곰틀봉-사다리재까지 거의가 암릉과 칼바위구간이라

힘이 빠진 다리로 엉금엉금 걷자니 내자신이 답답하다.

이만봉 오를때는 등로 전체가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로 계곡으로 변해버렸다.

신발속으로 물이 차버리니 발가락이 부르텄는지 내리막을 걸을때는 발이 아파 옆으로 내려갔다.

산행 시작부터 내린 비로 체온이 떨어지니 손가락 모두가 하얗게 변해버렸다. 

하얗게 변한 손가락을 입김으로 녹이며 칼바위구간을 지났었다.  

온몸이 추위에 떨려와 아무리 걸어도 체온이 올라가질 않는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그동안 피멍이 들어있던 발톱이 빠져버리고 새 발톱이 돋았다.

백두대간종주 구간중 무박으로 진행하는 구간은 산행시간도 길고,

대부분이 암릉구간으로 산행코스 난이도가 결코 쉽지않은 힘든 코스였다.

 

 

 악휘봉과 입석리 갈림길. 악휘봉은 이곳에서 10여분 소요

 

 구왕봉 50분, 악휘봉 100분, 은티마을 갈림길 삼거리

 

 지름티재

 시루봉과 희양산, 구왕봉 갈림길 삼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