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12(빼재-백암봉-동엽령-무룡산-황점)

2016. 1. 31. 19:16백두대간

산행일자 : 2014년 1월21일~22일(화수무박)

산행코스 : 신풍령-갈미봉-못봉-백암봉(송계삼거리)-동엽령-무룡산-삿갓재대피소-황점

산행시간 : 약 12시간

 

산행당일 덕유산의 최저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진다는 기상대 예보에 염려가 되었으나 추위를 각오하고 덕유산으로 출발.

새벽 4시경 신풍령(빼재)을 오르던 버스는 도로에 쌓인 눈으로 더 이상 진행을 못하고 정지.

버스에서 내린뒤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행들머리인 신풍령까지 약 1km정도를 걸어서 올랐다.

신풍령 고개에 도착한 후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초반부터 급경사에 발목이 푹푹 빠지는 오르막이다.

사방이 어둠에 휩싸여 앞서 간 사람의 발자욱을 놓칠세라 급히 쫓아가야만 했다.

급경사를 오를때에는 아이젠을 착용했는데도 쉴새없이 눈길에 미끄러진다.

마치 술을 마신듯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며 정신없이 따라 올랐다.

밤새 잠을 못잔 탓인지 눈꺼풀은 자꾸만 감기려하고 연신 하품이 쏟아져 나온다.

싸구려 렌턴을 착용하였더니 등로를 희미하게 비추어 오르기가 쉽지않았고

내리막길에서 곤두박질 넘어지니 렌턴이 머리에서 떨어져 아예 불통이다.

렌턴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자 모두들 나를 추월해간다.

궁여지책으로 달빛에 의지하고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욱을 따라가야했다..

어서 빨리 날이 밝아 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오르고 또 올라 어렵게 못봉 정상석 앞에 도착했다.

손가락은 꽁꽁 얼어서 떨어져 나갈듯 시려웠고 두 다리는 후둘 후들 떨려서 제대로 서있지도 못했다.

못봉에 서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니 다소 위안이 되었다.

이후 송계삼거리(백암봉)까지도 멀고 먼 산행길이었다.

오르고 또 올라도 끝이 안보이는 산행길이었다.

다소 위안이 되는것은 화창한 날씨에 눈덮힌 덕유산의 조망은 다시 볼수 없는 백설의 향연을 보는 것같다.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백암봉에 오른후 동엽령을 거쳐 무룡산과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하니

비로소 오늘 산행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못봉에서 백암봉까지 무척이나 길고 길었던 산행으로 기억되는 산행이었고

무룡산 또한 이정표보다 실제 거리가 더 길었던듯 지루하게 멀게 느껴졌다. 

 




  

 

 

 

 

  

  

 산행후 귀경 버스안에서 살펴보니 왼쪽 가운데 손가락과 오른쪽 귀가 시퍼렇게 부어올라 동상임을 알았다.

7호선 전철안에서는 퉁퉁 부어오른 오른쪽 귀 부위가 터졌는지 진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23일부터 약 1주일간 동네 병원에서 동상 치료를 받고있으나 쉽게 완쾌될 것 같지않다

오른쪽 코 부위에서도 진물이 나오고 왼쪽 발뒤꿈치도 경증의 동상 상태이다.